리뷰

특별시민: 나쁘지 않은 선거용 영화.

애시(Tensor) 2017. 5. 2. 22:41

플레이 타임은 길었지만 그만큼 치밀하지는 않았던 서사.
엉성한 계략은 오히려 멍청해 보인다.
곽도원만이 눈에 들어오는 영화.


대선이 5월 9일. 이제는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영화관에도 정치판이 펼쳐지는군요. 대선을 2주 앞두고 상영관에 걸린 '특별시민' 이야깁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권력을 향한 또 한번의 선거전쟁'이라는, 대선을 노렸는지 노리지 않았는지는 뒤로 하고서라도,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내가 늑대라고 하면 사람들이 늑대라고 믿게 만드는 것, 그게 선거야" 라고 시작하는 거창한 줄거리를 내세웠습니다.

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쁘지는 않았던 선거용 영화였습니다. 새누리당을 연상시키는 '새자유당' 소속 시장 변종구(최민식 분)와 그에 대항하는 양진주(라미란 분), 다함께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싸움 말이죠. 영화가 무얼 말하는지는 명확해 보였습니다. 바로 저번 대선입니다.






아마 한국판 포스터에서도 느끼셨을 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계속 변종구 시장을 빅브라더처럼 연출합니다. 변종구라는 인물을 강렬하게 나타내는 아크릴 화풍의 선거 포스터는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등장합니다. 또한 영화 사이사이에 나오는 창문 틈사이로 보이도록 연출한 선거 포스터의 두 눈은 빅 브라더를 연상시키는데에 충분했습니다. 또한 선거 본부에서의 자리 배치 또한 그런 느낌이 진하게 배어나왔고요.

마치 변종구가 "너희 선거 누굴 찍어야 될지 잘 알고 있지? 지켜보고 있어."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물론 이건 감독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하는 말입니다. 너희 선거 잘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겠지?" 라고 말입니다. 물론 변종구를 찍으라는 의미는 아니겠죠. 누가 빅 브라더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감독일까요? 변종구일까요. 음......뭐, 미디어를 이용해서 대중을 조작하는 짓은 빅 브라더도 즐겨 했지 않았나요?

또한 앞에서 말했듯이, 영화는 거창한 선거 전쟁을 예고했습니다.

내가 늑대라고 하면 사람들이 늑대라고 믿게 만드는 것, 그게 선거야.

최민식 씨가 연기한 변종구 시장이 거창하게 했던 대사이고, 영화의 캐치프레이즈로 사용되었던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저 대사가 적용될 법할 작전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권모술수, 계략, 정치가 등장했다기 보다는 그저 정치가 얼마나 더러운지만 한번 더 복습시켜 주었을 뿐이죠. 플레이 타임은 2시간 10분으로 130분에 달하는 장시간이었지만 서사는 그만큼 치밀하지는 못했습니다.





박경이라는 캐릭터(심은경 씨 분)는 분명히 영화의 마지막 씬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죠.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권 심판'이라는 단어만을 전해주고 있을 뿐입니다. 웅변대회에나 어울릴법한 말하기입니다.

이미 저번 정권이 얼마나 악했는지. 얼마나 부패했고 사악했는지는 국민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계속해서 그 말만 되풀이합니다. 그러니까 확실히, '나쁘지 않은 선거용 영화'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눈에 들어왔던 것은 감독이 줄기차게, 웅변하며 소리높여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오히려 심혁수(곽도원 분)라는 캐릭터였습니다. 특별시민 그 자체의 의의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변호인에서의 곽도원 씨가 보여준 차경감과는 비슷하지만서도 다른, 심혁수라는 국회의원은 완벽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래, 대선이 일주일 남기는 했지.' 라는 생각만이 계속 들었네요. 대선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특별시민, 이름은 특별하지만 특별하지는 않았던, 괜찮은 선거용 영화였습니다.